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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피라미드 게임』

by jesperpearl79 2025. 7. 13.

 

 

장르: 학원 / 심리 / 서스펜스 / 사회비판 / 여성서사

『피라미드 게임』
『피라미드 게임』


1. 피라미드 게임 시스템 – 계급을 결정하는 투표 사회의 구조

『피라미드 게임』의 세계관은 "학생이 서로를 평가해 계급을 나누는 학급 내 투표 시스템"에 기반합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인기투표로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철저히 설계된 계급 게임이자 사회 구조의 축소판입니다.

매달 진행되는 피라미드 게임은 1등부터 꼴찌까지 순위를 정하고, 가장 낮은 순위의 학생은 집단 괴롭힘 대상이 됩니다. 이는 학교가 권력 구조를 형성하는 장치로 작용하며, 누가 누구에게 복종하고, 누가 누구를 버릴지를 '게임'이라는 명목으로 은폐합니다.

작품 속에서는 이 투표 시스템을 정당화하려는 교사들과 그에 익숙해진 학생들의 모습이 등장하면서, "사회는 폭력을 방조할 뿐 아니라 때로는 체계적으로 조장한다"는 비판이 녹아 있습니다.

특히 '평가받는 자'의 위치에 선 주인공 성유진은 이 구조에 저항하며, 점차 다른 계급의 소녀들과 연대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로 확장됩니다.

이처럼 『피라미드 게임』은 학원물이라는 틀 안에서 매우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특히 학생들이 서로를 어떻게 배제하고, 또 어떻게 저항하는지를 촘촘하게 묘사합니다.


2. 집단 괴롭힘과 사회심리학 – 방관자, 가해자, 피해자의 흐릿한 경계

이 작품에서 핵심적으로 다루는 또 하나의 주제는 **집단 괴롭힘**의 심리입니다. 피라미드 게임은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정해져 있는 구조가 아니라, 누가든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입니다.

특히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며 방관자 역할을 자처하는 인물들이, 실제로는 폭력의 공범으로 묘사되기도 하며, “무관심은 또 다른 폭력”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집니다.

이러한 설정은 시청자로 하여금 자신이 그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떤 행동을 할지를 고민하게 만들며, 단순한 캐릭터 동정에서 벗어나 **윤리적 책임**이라는 주제를 부각시킵니다.

또한, 괴롭힘의 수단이 단순한 신체적 폭력에 국한되지 않고, SNS와 수군거림, 소외감 유도 등의 정서적 폭력으로 표현된다는 점은 현대 사회에서 학교폭력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탁월한 장치입니다.

피해자는 눈앞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동시에 누구의 동정도 받지 못하며, 방관자조차 “살기 위해 가담하는”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이로써 『피라미드 게임』은 괴롭힘을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산물로 해석합니다.

작품은 이러한 괴롭힘의 사슬을 끊기 위해, 개인의 용기와 집단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나아가며, 단순한 피해자극정물이 아닌 **집단 심리극**으로 기능합니다.


3. 여성 중심의 서사와 심리전 – 연대, 배신, 그리고 회복의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은 전적으로 여성 인물들만으로 구성된 심리전 드라마입니다. 여학생들 사이의 우정, 질투, 연대, 배신 등 복잡한 감정선이 중심이 되며, 기존의 남성 중심 서사와는 결이 다릅니다.

중심인물 성유진은 기존 룰에 순응하지 않으며, 피해자가 아닌 **주체적인 인물**로서 점차 변화합니다. 그녀는 괴롭힘을 당하는 다른 학생들을 보호하거나, 상황을 분석하고 대처하며, 단순한 피해자의 위치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합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 – 권력의 중심에 있는 리더, 이익을 위해 연대하는 중간계층, 철저히 외부와 단절된 최하위층 – 은 실제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껴지며, 개개인의 심리 상태와 성장 과정이 세밀하게 묘사됩니다.

특히 '여자들끼리의 갈등'이라는 피상적 시선을 넘어서, 『피라미드 게임』은 감정적으로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 속에서 어떻게 신뢰를 쌓고, 또 어떻게 그 신뢰가 배신으로 전환되는지를 사실적으로 그립니다.

결국 작품은 연대의 힘을 통해 변화 가능성을 제시하며, 이들이 만들어내는 심리전은 단순히 스릴러를 넘어 **사회적 치유**의 이야기로 발전합니다. 이는 지금까지의 학원물이나 여성 중심 애니에서는 보기 드문 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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