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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1984년 일본 로봇 애니의 숨은 명작, 기갑계 가리안 리뷰

by jesperpearl79 2025.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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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갑계 가리안
기갑계 가리안

 

 

 

 

 

1980년대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로 불릴 만큼 다양한 명작들이 쏟아져 나왔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많은 작품들이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그 존재를 모르는 이들이 많습니다. 오늘 소개할 기갑계 가리안(Armored Trooper Garian)은 그런 작품 중 하나로, 애니는 못 봤지만 프라모델로 먼저 접한 분들이 많았던 작품입니다.

지금부터 로봇 애니에 미쳐 있던 한 세대가 기억하는 '그 시절의 전설', 기갑계 가리안의 세계로 떠나보겠습니다.

 

존재는 알지만 내용은 몰랐던 애니, 기갑계 가리안

기갑계 가리안은 국내에서 정식 방영이나 비디오 출시가 없었던 작품입니다. 그럼에도 프라모델이나 불법 해적판 만화책을 통해 접할 수 있었기에, 로봇의 디자인은 익숙했지만 실제 애니의 내용은 미스터리로 남았던 경우가 많았죠.

이 작품은 마치 중세와 SF가 결합된 독특한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모험을 다루며, 단순한 로봇 애니메이션을 넘어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왕국의 멸망과 한 왕자의 모험

기갑계 가리안은 아스트라는 가상의 행성을 배경으로, 왕국이 멸망하고 막 태어난 왕자가 기사회생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조르디 보더 왕자는 충직한 기사 아즈베스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성장한 뒤 마달제국의 침략에 맞서 싸우게 되죠.

기존 중세 판타지와 SF 요소가 융합된 설정 속에서, 로봇인 가리안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전투는 단순한 액션 이상의 무게감을 지닙니다.

초고대 문명과 램플레이트의 모순

이 작품의 큰 틀은 고대의 초과학 문명을 바탕으로 한 철학적 사유에서 시작됩니다.

인공 행성 램플레이트의 이상향은 경쟁 없는 사회가 오히려 인간의 활력을 죽이고, 결국 무기력에 빠지는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쟁을 선택한 마달의 계획은 충격적이지만, 당시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고도 문명연합과 실무카의 개입

기갑계 가리안에는 고도 문명연합이라는 제3의 조직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은하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개입을 일삼고, 실질적으로는 은하의 질서를 통제하려는 존재들이죠.

이들의 조사관 실무카는 마달의 위험을 직감하고, 규정을 어겨가며 조르디에게 협력합니다. 이로 인해 조르디는 위기를 극복하고, 최후의 전투까지 이끌 수 있었죠. 실무카의 존재는 이 애니메이션이 단순히 어린 왕자의 복수극이 아님을 보여주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미완의 명작, 아쉬운 조기 종영

기갑계 가리안은 원래 50화로 기획되었지만, 시청률 저조와 프라모델 판매 부진 등의 이유로 25화에서 조기 종영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마달과 실무카의 정체, 고대 문명의 유산 등 흥미로운 떡밥들이 제대로 회수되지 못했고, 결말도 다소 급작스럽게 끝나버리며 팬들의 아쉬움을 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그 당시로서는 실험적이고 깊이 있는 시도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가리안의 디자인과 애니 역사에서의 위치

건담 시리즈로 유명한 오오카와라 쿠니오가 메카닉 디자인을 맡은 가리안은, 매미나 켄타우로스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형으로 많은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프라모델의 인지도는 그 인기를 방증하며, 최근에는 아카데미과학에서 리파인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결론: 과소평가된 철학적 로봇 애니메이션

기갑계 가리안은 단순히 로봇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 아닙니다.

이상향과 인간 본성, 전쟁과 평화, 무기력과 활력 같은 주제를 담은 철학적 SF이자, 정치적 함의까지 가진 작품입니다.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당시로선 놀라운 기획력과 스토리텔링이 담겨 있었고, 지금도 재조명될 가치가 충분한 숨은 명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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